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작가 소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저자는 대런 애스모글루(Daron Acemoglu)와 제임스 A. 로빈슨(James A. Robinson)이다. 대런 애스모글루는 MIT 경제학 교수로, 정치 경제학, 경제 성장, 제도 연구에서 권위적인 학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경제 발전과 정치 제도 간의 관계를 깊이 있게 연구해 왔으며, 특히 경제적 불평등이 사회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분석하였다.
제임스 A. 로빈슨은 하버드 대학교 정치학 교수로, 아프리카 및 라틴아메리카 국가의 정치 경제학을 연구하며 제도의 영향력을 분석하는 학자로 유명하다. 그는 다양한 국가의 역사적 사례를 통해 정치적 제도가 경제적 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왔으며,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두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국가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제도(institutions)라고 주장한다. 단순한 경제적 자원이나 지리적 요인이 아니라, 정부와 사회가 어떻게 조직되는지가 국가의 번영과 쇠퇴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한다. 특히, 경제적 번영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포용적 제도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줄거리
이 책은 국가의 경제적 번영과 빈곤이 우연이나 문화, 지리적 요인 때문이 아니라, 정치 및 경제적 제도에 의해 결정된다는 논리를 전개한다. 저자들은 다양한 역사적 사례를 들어 설명하며, 두 가지 제도 유형을 제시한다. 이들은 수백 년의 역사를 분석하며, 국가의 번영을 가르는 핵심 요소가 포용적 정치 및 경제 제도의 존재 여부임을 강조한다.
- 포용적 제도(Inclusive Institutions): 포용적 제도는 모든 국민에게 공정한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고, 혁신과 창의성을 촉진하며, 법치주의와 사유 재산권을 보장하는 체제다. 대표적인 예로 영국과 미국이 있으며, 이들 국가는 강력한 법치와 민주주의 제도를 통해 경제적 번영을 이룩했다. 특히, 민주적 거버넌스와 개인의 권리 보호가 경제 성장과 혁신을 촉진하는 핵심 요인임을 설명한다.
- 착취적 제도(Extractive Institutions): 착취적 제도는 권력층이 부를 독점하고 대다수 국민을 희생시키는 체제다. 이러한 제도에서는 권력이 소수 엘리트에게 집중되며, 부패와 경제적 정체가 나타난다. 대표적인 예로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일부 국가들이 있으며, 이러한 국가들은 엘리트 계층이 부를 독점하는 구조 때문에 지속적인 경제 성장에 실패하는 경향이 있다.
저자들은 식민지 시절의 제도적 차이가 현대 국가들의 경제적 차이를 만든 중요한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북미 지역에서는 정착민들이 자율적이고 포용적인 제도를 구축한 반면, 남미에서는 스페인 정복자들이 원주민을 착취하는 체제를 만들었다. 이러한 제도적 차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확고해졌고, 현대 경제 발전 수준의 차이를 만들었다.
또한, 저자들은 국가의 실패 사례로 소말리아, 북한, 시에라리온 등을 제시하며, 그 원인이 비효율적인 정부와 착취적 제도에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북한과 한국의 사례를 대비하여 설명하며, 같은 민족이지만 전혀 다른 경제적 결과를 만들어 낸 요인이 포용적 제도의 유무라고 주장한다.
감상평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는 경제와 정치, 역사를 넘나드는 방대한 연구를 통해 국가의 흥망성쇠를 설명하는 탁월한 저작이다. 저자들은 단순히 경제 성장의 원인을 찾는 것이 아니라, 왜 어떤 국가는 성공하고, 어떤 국가는 실패하는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방대한 역사적 사례를 통해 제도의 중요성을 실증적으로 설명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북미와 남미의 경제적 차이를 설명할 때 단순한 지리적 요인이 아니라, 초기 정착민들이 만든 제도가 근본적인 차이를 만들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특히, 제도의 지속성과 역사적 맥락이 현대 사회에까지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이 책은 현대 정치와 경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단순히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차이를 만드는 권력 구조와 제도의 역할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예를 들어, 한국과 북한의 경제적 격차를 비교할 때, 두 나라의 제도적 차이가 가장 큰 요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부분은 매우 인상적이다.
그러나 이 책이 모든 국가의 실패를 제도적 요인으로만 설명한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자연재해, 전쟁, 외부 침략 등 다른 요소들이 국가 실패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는 경제와 정치의 관계를 깊이 이해하고 싶은 독자에게 필수적인 책이다. 단순한 경제 성장 공식이 아닌, 제도가 장기적으로 국가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책으로,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